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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러가자(환경연합)

서울의 겨울철새들 [새보러가자, 1월, 중랑천~한강]

by EBT Birding Korea 2015. 1. 19.

서울의 겨울철새들 [새보러가자, 1월, 중랑천~한강]


'새보러 가자' 겨울철새 특집 마지막, 서울의 겨울철새를 보기 위한 탐조 프로그램이 중랑천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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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니의 호수 [새보러가자, 12월, 한강상류]

원시 강을 만나다 [새보러가자, 한강 하구, 11월]




서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강이다. 그래서 작은 하천들이 100개가 넘게 한강으로 흘러든다서울에서도 한강에 흘러드는 하천이 북쪽에 중랑천, 불광천, 남쪽에 성내천, 탄천, 안양천 등이 있다.

그 중에 중랑천은 철새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하천중 하나이다. 청계천 하류지점부터 중랑천 하류지점까지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처음으로 우리를 맞아 준 겨울철새는 밤색 머리가 신사의 품격을 느끼게 해주는 고방오리들다. 서울의 다른 지천에 비해서 고방오리들이 휠씬 더 많이 관찰된다. 고방오리들 사이로 단아한 알락오리, 우리가 잘 아는 청둥오리, 중랑천 터줏대감 흰뺨검둥오리 등이 보인다. 다른 지천보다 오리들이 밀집되어 많이 관찰되는데, 그 이유는 조금 더 상류쪽에 있는 하수처리장에서 흘려보낸 물에는 약간의 유기물이 섞여 있는데, 이를 오리들이 잘 걸러먹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리를 보며 물고기를 잡아 먹는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고기만 잡아먹는 오리 종류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오리는 물고기를 먹고 싶어도 잘 잡을 수가 없다. 부리가 물고기를 잡아 먹기보다 물속,흙속의 유기물을 잘 걸러먹는 쪽으로 발달되어서 머리를 물속에 담그고 먹이활동을 한다. 즉 오리의 부리는 필터다.

 


중랑천 하류쪽으로 내려오니, 원앙이 큰 무리를 지어 자리잡고 있다. 서울에서 원앙을 종종 관찰하였지만, 이렇게 큰 무리가 중랑천에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오리들은 겨울철이 번식철이고, 그래서 화련한 번식깃이 절정이다. 그리고 그 화련한 번식깃의 중심에는 원앙이 있다. 


중랑천 하류와 한강이 만나는 곳에는 민물가마우지가 떼지어 쉬고 있다. 깊은 물에 잠수하여 물고기를 잡아먹는데, 최근에 굉장히 많이 늘어나서 수백마리가 한꺼번에 한강을 동서로 이동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서울 한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관이다.

 


한강 물줄기로 나오니, 저멀리 흰죽지, 댕기흰죽이 수백마리가 진을 치고 있다. 중랑천에서 본 오리들은 잠수를 못해서 주로 얕은 물에 사는 반면에 이들은 잠수를 잘하는 오리라 깊은 한강물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흰죽지라는 이름은 날개 안쪽 죽지가 흰색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옥수역 부근에서 탐조를 마칠 때 즈음, 왜가리 한마리가 한강에 내려 않는다. 이 깊은 한강에 어찌 앉을 수 있을까 싶었으나, 오랜기간 퇴적이 되어 한강변에도 낮은 물가들이 생기고 있다. 한강개발이 한창일 때, 사라진 모래톱들이 얼마 지나면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


 

얼마전 중랑천에서는 오리들 백여마리가 갑자기 죽는 사고가 있었다. 철새들의 떼죽음은 중랑천 횡단 상수도관을 이설하는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 철새들이 상수도관을 지하에 묻기 위해 파낸 강바닥 안에 들어 있던 썩은 찌꺼기들을 먹고 죽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보호는 없었던 셈이다. 강바닥을 파내는 일정을 철새들이 가장 많이 오는 겨울철을 피하는 혜안이 필요하다저멀리 만주벌판, 시베리아에서 태어나 서울에 와서 겨울을 나는 새들에게 좀 더 따뜻한 겨울이 되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