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섬, 그리고 탐조여행 [새보러가자-강화도]
가을, 섬, 그리고 탐조여행
여행을 떠나기 참 좋은 계절… 가을.
섬으로의 여행은 설렘을 더하고 그 곳에서 철새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뜻깊은 여행이지 않을까.
강화도로 떠난 탐조여행.
강화도는 수도권에 위치에 있지만, 참 다른 느낌의 섬이다.
길지 않은 다리를 건너는 순간, 경기도(행정구역상은 인천광역시)의 일부가 아닌 것처럼 확 바뀌는 느낌. 역사적인 사연도 많고 기가 세기로 유명한 그곳에 새들이 있다.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큰 섬이다. 간척이 없었다면 아마 그 순위는 한참 뒤로 처질 것이다. 원래는 북쪽에 큰 섬, 남쪽에 작은 섬이 있었는데, 간척으로 하나의 섬이 되었고, 그래서 4번째로 큰 섬이 되었다. 강화도 서쪽의 교동도는 3개의 섬이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가을은 나그네새의 계절이며, 여름철새와 이별하는 시기이고, 또한 겨울철새를 맞이하는 때이다. 날씨도 좋으니 새들을 관찰하기에는 최고의 계절이 아닐까싶다. 이날은 강화도 남쪽의 나그네새의 대표격인 도요물떼새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역사적 사연이 많은 분오리 돈대는 저어새의 자연서식지로 유명한 각시바위를 멀리서나마 관찰 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광활한 강화도 남쪽 갯벌을 시원하게 한눈에 볼 수 있는 풍광도 매우 뛰어난 곳이다. 번식을 마친 저어새들과 검은머리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 등의 도요물떼새, 다양한 백로류(중대백로, 쇠백로, 왜가리)의 새들이 탐조객을 맞이해 준다. 각시바위는 천연의 저어새 서식처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런 안락한 무인도가 갯벌간척개발로 사라지면서, 인천의 남동유수지와 같은 인공 저수지에 저어새들이 모여 번식하는 슬픈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흥왕저수지에는 물총새, 민물가마우지, 흰뺨검둥오리, 물닭, 중대백로, 왜가리 등의 다양한 물새와 노랑할미새, 알락할미새, 제비, 참새, 직박구리, 멧비둘기 등의 들판에 사는 새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천마리 이상의 제비가 한 곳에 모여 시끄럽게 떠들며 남쪽으로 떠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치 오선지에 몸으로 음표를 그린 듯한 모습은 낭만적인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서남쪽 갯벌에는 수백마리의 알락꼬리마도요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탐조를 가서 한종한종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수많은 새들이 동시에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 순간은 학습보다 새들과 자연을 더 지켜줘야겠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물론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새들을 날려버리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바일 것이고…
전세계에 인공녹화에 성공한 유이한 두 나라. 우리나라와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는 그를 기반으로 전국토의 40%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생태관광을 국가의 주요 먹거리 사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자연의 준 선물, 세계 최고의 갯벌을 가지고도 그 중요성을 모르고 매워서 개발만을 생각하고 있다. 이곳 강화도에도 조력발전소 개발계획이 추진중이고, 아름다운 태안해안국립공원의 가로림만에는 세계최대의 조력발전소를 지으려고 하여 갈등이 되고 있다. 자연을 가장 잘 회복한 나라에서 다시 그 자연을 심각하게 훼손한 나라의 길로 가지 않기를 기대한다.
새들을 보면 더욱 그 마음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