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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러가자(환경연합)

큰고니의 호수 [새보러가자, 12월, 한강상류]

by EBT Birding Korea 2015. 1. 9.

새보러가자. 큰고니의 호수 한강상류 한강 (하남, 광주)

 




한강시리즈 2탄으로 이번 탐조는 서울의 상류쪽 한강이다.

서울과 주변을 흐르는 한강은 강 전체로 보면 모두 하류지만, 지난달 갔었던 파주의 한강과 하남의 한강은 완전히 다르다. 파주의 한강은 하구이면서 인공적 시설물이 거의 없는 순수한 강이라면, 하남의 한강은 팔당댐이라는 거대한 시설물과 사람들이 북적대는 강이다.

이미 훼손된 강과 훼손될 위기에 놓인 강 모두에 보호를 받아야 할 멸종 위기의 새들이 있다. 한강 하구에는 재두루미, 큰기러기 등 들판을 좋아하는 철새들이, 하남에는 얕고 넓은 물을 좋아하는 큰고니가 겨울에 찾아온다.



올겨울 하남을 찾은 큰고니는 300마리가 넘어서 역대 최고의 수치라한다. 아주 오래 동안 큰고니가 이 곳을 찾았을 것 같지만 실제는 90년대말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개발이 한참이던 80년대, 하남의 미사동(당시 미사리)는 섬이었다. 올림픽을 위해 수로를 막고 조정경기장을 지었다. 그리고 한강에 있는 모래섬에서 모래를 퍼와서 하남을 개발했다. 새들의 보금자리였던 모래섬은 사라졌다.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그 모래섬은 자연 복원되었고 한강에 넓다란 새들의 쉼터를 제공한다. 그 섬이 당정섬이다. 




산곡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이 당정섬의 큰고니를 만나기에 가장 좋은 장소하남시에서는 당정섬 부근에서 12월말부터 2월까지 고니학교를 운영하여 탐방객들에게 철새 관찰을 체험하게 해준다

그런데 이곳에 하천정비 공사를 한다고 다 파헤쳐놓았다. 아주 큰 공사는 아니지만, 기왕이면 멸종위기의 큰고니가 오는 시기를 피해서 일정을 받는 배려가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큰고니 이외에도 희귀한 겨울 손님인 참수리, 흰꼬리수리 등의 대형 맹금류도 소수 찾아온다. 물고기를 주로 잡아 먹는데, 함께 온 겨울철새 오리류도 잡아먹는 생태계 최고 포식자들이다.

겨울철새의 주된 손님인 오리류도 이곳을 많이 찾는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흰뺨오리, 비오리, 쇠오리 등의 오리들이 수면을 가득 채우며 평화를 꿈꾼다.


 

오후에는 팔당댐 너머에 있는 인공호수(팔당호)의 상류지점인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을 찾았다. 큰고니들은 이곳과 당정섬을 오가며 한강의 겨울을 보낸다. 이곳의 수심은 매우 얕아서 겨울에는 물이 쉬이 얼어서 물새들을 많이 볼 수 없으나, 갈대숲을 바쁘게 다니는 쑥새, 노랑턱멧새 등의 멧새류를 많이 관찰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겨울철새라 하면 물가의 큰 물새만을 떠올리는데, 실제로 풀씨와 작은 나무열매를 먹으며 겨울을 나려고 오는 겨울 철새의 종류도 수십 종이 넘는다.

 

지난달과 이번달 한강의 상하류에서 철새들을 관찰하며, '서울에 있는 한강도 예전에는 이랬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울 한강공원에 있는 직각의 콘크리트 산책로가 최선인가라는 회의가 든다. 지금 갑자기 다 돌려줄 수 없어도, 자연과 인간이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평화의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게시된 사진은 당일에 촬영된 사진이 아닌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