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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러가자(환경연합)

원시 강을 만나다 [새보러가자, 한강 하구, 11월]

by EBT Birding Korea 2014. 12. 9.

 

11월부터 3개월간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강의 상류,중류,하류를 탐방하는 탐조 프로그램이 기획되었다이번은 그 첫번째 순서로서 한강의 가장 하류인 하구 부근의 한강에서 탐조를 진행하였다.

서울과 수도권에 산다면, 한강은 친숙한 강이다. 차를 타고, 또는 대중교통을 타고, 심지어 걸어서도 가보기 매우 쉬운 강이다. 콘크리트로 90도 꺾인 반듯한 강변에는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참으로 쾌적하고 편리한 강이다.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말이다.


 

전국 큰 강의 하구는 모두 둑을 설치하여 바닷물과 민물을 차단 시켰다. 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통하던 생명의 길을 인간이 모두 잘라 놓았다.

한강 하구는 아이러니하게도 남북간의 군사적 대치가 만든 마지막 강 생태의 보루이다.

김포와 강화도, 파주일부의 강 건너는 북한이다. 강 자체가 DMZ가 되어서 아무 시설도 설치할 수 없다. 그래서 한강의 하구는 사람들이 원치 않게 보존되어왔다.


 

이날의 탐조는 참가자들에게 겨울 진객 기러기, 두루미 등의 멸종 위기종을 관찰하는 것과 더불어 원시강의 모습이 주는 신비로움을 느끼도록 하는 목적도 컸다.

때마침 이날 아침까지 내린 비 때문에 공릉천 주변의 기러기들의 울음소리를 듣는 적막한 다른 세계를 선보였다. 오후에 임진강의 하중도 초평도와 파주평야를 내려다 보며 만난 재두루미 가족은 신선의 기풍 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이곳의 풍치는 보통은 느낄 수 없는 신비로움이 있고, 멸종위기의 새들이 화룡점정을 해주고 있다.


 

원시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한강하구에 대한 정부,지자체의 움직임은 매우 어긋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강 하구역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려는 환경부의 시도에 김포시, 고양시는 찬성을 하고, 파주시는 반대를 하고 있다. 오래 동안 군사지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되어 있다보니, 또 다른 규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하구의 끝 지점인 강화도 북쪽에는 조력발전소 건설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강화도 근방의 갯벌은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한 곳이다. 남북한 화해가 역행하는 시기인데도 사람들은 강을 경제적 가치로만 보고 자꾸만 개발하고 싶은가보다. 

마지막 남은 강의 보루 한강 하구의 개발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일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